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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현안 및 국제이슈/경제 및 금융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도입 청원, 우리는 찬성해야 할까 반대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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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BDC란 무엇인가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는 각국의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공식 디지털 화폐를 말한다.
즉, 비트코인처럼 민간이 발행하는 암호화폐가 아닌, 국가가 법적 효력을 가진 전자적 화폐를 중앙 관리 형태로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CBDC의 목적은 단순히 “디지털 돈을 찍는 것”이 아니다. 현금 사용이 급격히 줄어드는 시대에 맞춰, 금융 효율성·거래 투명성·화폐 주권 강화를 위한 정책적 도구로 개발되고 있다.


2. 한국에서도 본격 논의 중인 ‘CBDC 시범사업’

한국은행은 2024년부터 CBDC 모의 발행 시스템을 구축해 은행, 증권사, 전자지급업체와 함께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CBDC 도입 청원이 국민청원 및 정부 포털 등에서 등장하면서, 국민적 논쟁이 가시화되었다.

핵심 쟁점은 단 하나다.

 

“국가가 발행하는 디지털화폐가 과연 금융 혁신을 이끌 것인가, 아니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할 것인가?”


3. 찬성 의견: “금융 효율성과 투명성의 혁신”

CBDC 도입에 찬성하는 측은, 이를 미래 금융 인프라의 필수 요소로 본다.

(1) 결제 시스템 효율성 향상

CBDC는 은행 간 결제 및 송금 절차를 단축시키며,
24시간, 실시간 결제 체계를 가능하게 한다.
기존의 카드사 수수료·해외송금 비용도 대폭 줄어들 수 있다. 

 

ex. 한국에서 미국으로 송금할 때, 기존 SWIFT망은 2~3일 소요되지만 CBDC 기반 송금은 몇 초면 완료


(2) 금융포용성 확대

CBDC는 은행 계좌가 없는 취약계층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이는 '모두를 위한 화폐 접근성'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가치가 크다.


(3) 불법 자금 추적 및 탈세 방지

CBDC는 거래 내역이 블록체인 기반 장부에 기록되므로, 자금세탁·테러자금·세금 탈루 등의 불법 행위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국가의 재정 투명성도 강화된다.


(4) 화폐 주권 강화와 경제 안정성 확보

달러 패권이 여전히 강력한 글로벌 금융 체제 속에서, CBDC는 자국 통화의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디지털 화폐를 통해 중앙은행이 직접 통화정책을 정밀하게 집행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4. 반대 의견: “국가 통제와 감시의 위험”

반대하는 측은 CBDC를 ‘감시 가능한 화폐(Surveillance Money)’로 우려한다.

(1)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모든 거래가 중앙은행의 시스템을 거치게 되면, 개인의 소비 내역, 자금 이동, 금융 습관이 정부에 실시간으로 노출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금융 데이터 수집을 넘어, '국가가 국민 지갑 속을 들여다보는 사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있다.

 

(2) 금융기관의 역할 약화

CBDC가 보급되면, 국민이 중앙은행에 직접 계좌를 개설하고 예금을 보유할 가능성이 생긴다.

이 경우 상업은행의 예금 기반이 약화되고, 대출 기능이 위축될 수 있다.

결국 민간 금융 시스템이 불안정해질 가능성도 있다.


(3) 경제적 통제 수단으로 악용 가능

CBDC는 중앙에서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즉, 정부가 원하면 특정 용도의 소비만 허용하거나 만료 기간이 있는 화폐를 발행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복지지원금은 3개월 안에 써야 한다.”

“특정 지역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는 식으로 정책적 통제가 가능하다.

 

이는 효율적일 수 있지만, 동시에 개인 경제활동의 자유를 제한할 위험성도 내포한다.


5. 중립적 시각: 균형 있는 접근의 필요

CBDC 도입은 단순히 “찬성 vs 반대”의 문제가 아니다.
핵심은 ‘어떤 방식으로 설계되고 운영되느냐’이다.

 

거래 익명성(Privacy)을 어느 수준까지 보장할 것인가?

중앙은행과 상업은행 간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할 것인가?

기술적 해킹, 사이버 보안 위험은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이런 논의가 충분히 이뤄져야만, CBDC는 혁신이 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디지털 통제 화폐’로 전락할 수 있다.


6. 글로벌 동향

국가 CBDC 현황 특징
중국 디지털 위안화 시범 운영 중 대규모 상용화 테스트, 통제 중심 모델
유럽연합(EU) 디지털 유로 프로젝트 진행 프라이버시 보호 중심 설계
미국 연구 단계, 신중 접근 민간 금융시장 영향 고려
한국 시범사업 및 기술 검증 단계 블록체인·보안 기술 중심 테스트

 

전 세계가 CBDC를 연구 중이지만, 국가마다 철학이 다르다.
즉, '감시 중심 모델 vs 자유 중심 모델'의 갈림길에 서 있는 셈이다.


7. 결론: CBDC, 방향은 혁신이되 속도는 신중하게

CBDC는 분명 금융 시스템 혁신의 핵심 열쇠다.
그러나 동시에 국가 통제력 강화와 개인 자유 침해라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따라서 CBDC 도입 논의는 기술보다 철학의 문제, 즉 “돈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국가가 효율성을 추구하는 만큼, 국민은 자유와 권리를 지켜야 한다"

 

CBDC 청원 논쟁은 단순히 디지털화폐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어떤 금융 질서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시민적 토론의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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